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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이 한창이죠. 트럼프와 시진핑의 합의로 소강상태로 들어갈 것 같았던 무역 대립이 화웨이 사태로 다시 달아올랐습니다. 화웨이의 의혹화 화웨이 CFO인 멍완저우의 구속부터 보석까지의 과정을 알아보겠습니다.

 

화웨이의 창업자와 그의 딸

화웨이는 1988년 화시전자로 시작하여 현재에는 중국에서 가장 큰 네트워크 및 통신 장비 공급업체가 되었습니다. 광동성 선전에 본사가 있어요. 화웨이는 애플을 제치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 2위의 점유율(13.3%)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삼성과의 격차는 단 6%지요. 

 

화웨이 창업자는 런정페이(任正非)로 인민해방군 정보병과에서 근무했습니다. 통신병과에 근무하면서 인민해방군 전체에서 실무 기술을 겨루는 '전군기술성과대회'에서 1등을 기록할 정도로 군 내에서 실력을 인정받았죠. 제대 후에는 1982년 석유를 개발하는 전자회사로 이직했지만 회사에 200만위안(약 180억원)의 손실을 입히고 퇴사했습니다. 그 후 자본금 2만1000위안(약 365만원)으로 화웨이를 세웠습니다. 초기에는 주로 외국 통신제품을 도매하는 일을 했으나 기술을 익히고 곧 통신설비를 연구개발하고 직접 만들어 팔기 시작했지요.

 

창업 초기 7년간 경쟁사들과 치열한 투쟁을 벌였습니다. 심지어 접이식 군용침대를 책상옆에 가져다 둔 채 밤을 새가며 숙식을 해결하는 텐트문화가 자리잡기도 했죠. 그래서 그런지 화웨이의 기업문화는 독특하죠. 기업문화는 차후에 다시 포스팅하겠습니다.

 

그의 딸은 멍완저우(孟晚舟)로 최고재무담당(CFO)를 맡고 있습니다. 화웨이의 자금줄을 관리하고 있어서 실질적인 넘버2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딸인데 아버지랑 성이 다르죠? 멍완저우는 16살때 어머니의 성을 따라 스스로 이름을 바꿨다고 합니다.

 

그녀는 1993년 화웨이에 입사하여 안내원, 타자수, 전시회 보조 등 허드렛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창사 초기 회사 내 비서 3명 중 1명이었죠. 2013년까지 런정페이의 딸이란 사실은 공개되지 않았어요. 2011년 CFO로 승진한 뒤 런정페이가 사임한 부회장 직함을 승계했죠. 그러면서 멍완저우가 런정페이의 후계자임이 각인되었습니다.

 

화웨이의 의혹

미국정부는 1984년부터 이란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여 이란에 대한 제재를 유지해왔습니다. 특히 2009년말 이란이 중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 실험 강행에 따라 미국, EU, 일본 등 주요국은 이란의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수출통제를 강화하였죠. 하지만 2015년 미국을 비롯한 6개나라는 이란과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를 맺고 이 합의에 따라 이란은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서방 세계는 이란에 대한 제재를 일부 풀었죠. 하지만 트럼프정부가 들어서면서 2018년 8월 JCPOA를 탈퇴하고 다시 경제 제재를 복원합니다. 이란이 비밀리에 핵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는 이유였지요.

 

런정페이가 캐나다에서 구속된 이유는 화웨이가 이란 제재시기에 수출금지품목을 판매했다는 것입니다. 화웨이 협력사가 이란에 170만달러(약 18억원)에 달하는 HP의 컴퓨터 장비를 수출했다는 정황이 포착된 것이죠. 화웨이가 홍콩 소재 협력사 스카이컴을 통해 2010년 보안 상 수출금지 품목을 이란 이동통신회사 MCI에 판매했다는 내용이 드러났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화웨이 측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죠.

 

외신은 MCI가 사용자 지불 시스템을 확장하기 위해 작성한 제안서 중 최소 13개 페이지에 '화웨이 기밀'이라고 쓰여져 있으며 화웨이 회사로고가 표시되었다는 점을 들어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화웨이는 스카이컴을 통해 입찰 제안서가 제출된 것이라고 공식발표했어요. 화웨이는 이란사업과 관련해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말이죠. 스카이컴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이란과 거래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멍완저우 체포와 보석까지 과정

2018년 12월 1일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멍완저우는 체포됩니다.

이미 미국은 중싱(中興·ZTE) 기업에 이란 제재 위반등을 이유로 역대 가장 강력한 규제를 선언했죠. ZTE는 미국시장에서 애플, 삼성전자, LG전자에 이은 4위의 휴대전화 판매업체였는데 2018년 4월 규제로 향후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핵심 부품 공급이 끊겨 폐업 위기에 몰렸던 ZTE는 벌금 10억달러(약 1조 695억원)납부와 경영진을 물갈이하는 조건으로 미국은 2018년 6월 제재를 해제했죠. 그 후 타겟은 중국 통신의 최대기업 화웨이로 넘어갔습니다.

 

중국정부는 12월 8일 캐나다 대사를 초치하여서 멍완저우 체포에 강력하게 항의했습니다. 그녀를 석방하지 않으면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도 하였지요. 결국 캐나다 대법원은 12일 보석금 1000만 캐나다달러(약 84억 5천만원)에 멍 부회장의 조건부 보석을 허가했습니다. 멍 부회장은 전자팔찌를 차고 사설 보안업체의 24시간 감시를 받아야해요.

멍완저우는 위챗에 "나는 벤쿠버다, 이미 가족들 곁으로 돌아왔다. 나는 화웨이가 자랑스럽고, 조국이 자랑스럽다! 나에가 관심을 가져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멍완저우" 라고 올렸습니다.

 

멍완저우가 캐나다 경찰에 체포되자 중국전역에서 미국산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한편 캐나다에 보복 낌새가 보여집니다. 12월 12일전직 캐나다 외교관인 마이크 코브릭이 중국에서 돌연 억류했다고 캐나다 정부가 성명을 내었죠. 멍완저우가 체포된 직후 벌어진 것이어서 중국의 보복일 것이라는 분석이 큽니다.

 

중국과 미국은 지난 7월부터 서로의 수출품에 고율관세를 매기며 진행되온 무역전쟁이 12월 1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19년 1월 1일부터 추가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죠. 두 나라간의 부드러운 기류가 흐르는 찰나 멍완저우가 미국에 의해 체포된 것이죠. 트럼프 대통령은 멍완저우가 체포된 것을 몰랐다고 하지만 어쨌든 2019년에도 미중간의 무역전쟁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화웨이 - 세계 무선 통신장비 1위업체의 미래는?